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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여자팀추월 경기에서 김보름, 박지우가 노선영을 버리고 달려나가고 경기후 탈락의 원인을 노선영의 탓으로 암시하는 인터뷰를 하여 파문이 일었다.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은 기자회견까지 열어 해명했지만 노선영은 인터뷰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했고, 파장은 더욱커져 빙상연맹 적폐청산 ▶청와대청원은 60만명을 넘으며 역대 최다기록을 갱신중이다.


노선영 왕따논란에 휩싸였던 김보름, 박지우는 원래 주력으로 연습하던 매스스타트에 출전하였고 박지우는 탈락, 김보름은 은메달을 따낸다. 그와 동시에 언론들은 김보름이 마음아픈 시련을 이기고 성공했다는 스토리로 프레임을 짜면서 실드를 쳐댄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예전처럼 개돼지 다루듯이 국민을 속이는 건 쉽지않을 전망이다.


◈ 스케이트맘의 빙상연맹 전명규 선수몰아주기 폭로 


▶우리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였다


아들이 스케이트 선수였던 한 엄마가 인터뷰를 통해 빙상연맹 선수선발 과정의 부조리를 폭로했다. 스케이트 선수였던 자신의 아들이 받은 미션은 이승훈의 4관왕 만들기였다는 것이다. 이승훈이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탱크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는 희생을 강요받았다는 내용이다.


먼저 매스스타트라는 경기방식에 대해 간단한 이해가 필요하다. 스피드 스케이팅 특성상 선두에서 바람을 맞으며 달리면 체력소모가 커지는데, 매스스타트는 6400미터를 돌기 때문에 체력안배가 중요하다. 적당히 눈치보면서 다른 선수 뒤에 숨어서 체력을 비축하고 가다가 타이밍 봐서 치고나가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다. 이번 평창올림픽 경기를 봤다면 이해가 갈 것이다.


그런데 만약 초반에 치고 나가는 선수들과 격차가 벌어져서 그 선수들이 한바퀴를 돌아 후미까지 따라오면 역전하기가 어려워진다. 1위선수가 오히려 후미에 붙어서 편하게 가기 때문에. 따라서 선두에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잡아야 하는데 이 역할을 하려면 당연히 공기저항을 받으니 체력소모가 커진다. 희생자인 이 역할을 탱크라고 한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이승훈이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따고, 앞에서 달리면서 이승훈이 힘을 아낄 수 있게 경기를 조율한 정재원의 희생이 부각되었다. 여자팀추월 사태가 있어서 의식했는지 더더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어쨌든 본질은 이승훈 금메달따도록 본인은 처음부터 포기하고 작전대로 도와준 셈이다.


2011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박석민, 고태훈 희생, ▶이승훈 금메달

2016년 러시아 콜롬나 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선수권대회 김철민 희생, ▶이승훈 금메달

2017년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이진영 희생, ▶이승훈 금메달 김민석 동메달

2018년 대한민국 평창 동계올림픽 정재원 희생, ▶이승훈 금메달


이렇게 그동안 이승훈의 금메달 뒤에는 다른 선수들이 탱크가 되는 희생이 있었다. 그리고 이 금메달 딸 선수와 희생할 선수를 결정하는 배후에는 빙상연맹 전명규가 막강한 영향력을 쥐고 있다는게 인터뷰의 주된 내용이다. 더러워도 참고 따르면 결국 라인을 타고, 못참고 반항하면 퇴출시켜버리는 한국 적폐조직문화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 안현수 러시아 귀화 원인 파벌문제는 여전


작금에 벌어지는 빙상연맹과 전명규 부회장의 이름이 거론되는 배경은 예전 안현수 러시아 귀화사태로 불거진 파벌싸움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빙상연맹의 파벌싸움이라는 것은 한체대 출신과 비한체대 출신이 서로 견제하는 것을 말하는데, 지금은 문제를 이렇게 정의하기는 조금 부적절하다.


전명규가 한체대 교수로 선수들을 키워내면서 전명규 라인이 곧 한체대라인이 된 것이고, 전명규가 총애하는 선수들이 혜택을 받으면서 승승장구하니 반대급부로 비한체대 출신들이 뭉치게 되었다고들 얘기한다. 이번 여자팀추월 파문의 피해자인 노선영 선수의 경우도 한체대 출신이기에, 단지 파벌싸움이 아닌 전명규 라인이냐 아니냐로 불리어야 하는 이유다.


'빙상연맹 파벌싸움의 희생자' 라고 알려지며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는 사실 빙상연맹 파벌싸움, 정확히는 전명규 라인의 최고 수혜자이기도 하다. 국가대표 자격이 안되는 그를 전명규가 다른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박탈하며 특별대우하고 금메달 스타로 일궈냈으니. 그런 안현수도 이후 전명규의 눈밖에 나게 된다.


안철수 아버지의 폭로전 주장에 따르면 안현수가 전명규 교수의 대학원진학 제의를 거절하고 성남시청에 거액에 스카웃되어 미운털이 박혔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향력이 막강한 그에 의해 성남시청 실업팀이 해체된 후 어디에서도 데려가지 않고, 국가대표 자격도 못얻다가 러시아가 내민 손길을 잡았다는 주장했다.


안현수, 전명규가 어느쪽이 선이고 악이다를 명확하게 가를 수 있는 그런 싸움은 아니다. 결국은 서로 힘겨루기하고, 매스컴에 자신이 원하는 프레임을 짜면서 끌고간 난타전이었으니까. 하지만 누가 옳고 그른걸 떠나서 이 문제는 한국 빙상연맹 하의 스포츠계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를 보여준다.




◈ 도려내야 하는 대한민국 곳곳의 적폐와 닮은꼴


빙상연맹의 문제를 파고들어보면 결국 대한민국 곳곳에 병폐처럼 자리잡고 있는 썩은 적폐의 냄새가 난다. 학생이나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어떠한 조직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 존재할 때 생기는 부조리들. 그에 의해 보이지 않는 희생자들이 얼마나 가슴아픈 눈물을 삼켜야 하는지.


이명박근혜 정권동안 위에서 까라면 까고, 말안들으면 바로 쳐내고, 끼리끼리 샤바샤바해서 다해쳐먹는 관행을 질리도록 보았다. 그 적폐세력이 심어놓은 친일파DNA가 대한민국 곳곳에 깔려있어서 아직도 이렇게 잡음이 나는 것이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성과만능주의, 1등이 아니면 거들떠도 안보는 최고지향, 나만 잘되면 남이야 어떻든 하는 삐뚤어진 이기주의.


한번 생각해보자. 정유라가 승마 잘타서 금메달을 땄다면 그래도 실드치고 잘했다고 할건가?


누군가는 금메달을 딸 유망주로 길러지고, 누군가는 그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버리는 장기말로 취급당한다면 그렇게 따낸 금메달이 값지다고 할 수 있을까? 금메달만 따면 좋아하고 2위부터는 거들떠도 안보는 우리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 선수들 하나하나가 오늘을 위해 쌓아온 땀과 노력을 볼 줄 알아야 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하고 있는지 감시해야 한다.


◈ 성적제일에서 바뀌는 올림픽 문화


다행히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거치면서 우리의 국민의식이 이제는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금메달 개수에 연연하지 않고, 선수들이 펼치는 매 경기 하나하나를 열심히 응원하고 또 올림픽 기간동안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들에 관심을 가지며 재미있게 즐기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림픽을 마치며 남긴 메세지에서도 현 정권이 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쓴 국민들과 자원봉사자를 격려하고,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선수들과 같이 땀흘려온 코칭스태프를 치하했다. 그 다음 귀화한 선수들, 자비로 준비해온 민유라와 겜린,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을 하나하나 언급한다.


국적을 넘어 뜨거운 우정을 보여준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 그리고 노선영 선수의 눈물도 언급했다. 국민들은 메달의 색깔이 아니라 땀의 가치를 응원했다. 고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메세지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너무나 정확히 대변했다. 어디에도 메달을 몇개 땄느니 종합순위가 몇위니 그런얘기는 일언반구 없다.


이제 우리국민은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가 어우러진 나라다운 나라를 원한다. 빙상연맹을 포함한 스포츠계 적폐청산도 그 중 하나다. 절대로 이번 김보름 전명규 파문을 어영부영 잊고 또다시 그냥 넘어가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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