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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 VS 마케터

저자
로라 리스, 알 리스 지음
출판사
흐름출판 | 2010-04-08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마케팅 불변의 법칙][포지셔닝]등 마케팅 바이블의 저자로 유명...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340쪽짜리 책인데 지금 딱 절반을 읽는동안 네 번의 소름이 돋았다. 시간이 없어서 오며가며 짜투리 시간에 몇쪽씩 읽곤 하는지라 (는 핑계고 사이퍼즈 게임하고 블로그 할 시간에 읽었으면 금방이었겠지) 중간리뷰를 한번 쓰고 나중에 다 읽고 나머지 부분을 한번 더 쓰려고 한다.

 

나는 마케팅 분야의 종사자도 아니고 경영학 관련자도 아니다. 그래서 알 리스라는 사람이 업계에서 얼마나 전설적인 인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공계 출신의 내가 읽기에도 깊은 공감이 갈 정도로 쉽고 직관적으로 내용을 풀어놓아서 쏙쏙 읽혀지는 책이다.

 

책 내용에 대해 말하기 전에 알 리스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한번 찾아보았다. 그는 <Ries and Ries> 라는 마케팅 컨설팅 기업의 회장이며 그의 딸 로라 리스와 동업자 관계로 일하고 있다. 처음에 리스앤리스 회장 이라는 한글 글귀를 봤을때는 <Read and Lead> 같은 언어유희적 네이밍인가 생각했는데 딸과 동업한다는걸 알고 아 회사 이름이 그래서 그거구나 하고 손뼉을 탁 치게 된다. 


이 내용은 평생 내 뇌리에 박혀있을 것이다. 알 리스는 마케팅의 권위자, 딸 로라 리스와 동업, 그래서 회사 이름은 리스 앤 리스. 얼마나 머리속에 쉽게 와닿는가. 이게 바로 그가 말하는 마케팅의 정수를 스스로 보여주는 본보기같다. 원하는 인상을 효과적으로 소비자의 머리속에 심는 것.


 

 

 

 



ⓒ M 93


첫 번째 소름

 

마케팅의 첫 번째 목표는 제품 카테고리를 장악하는 것이다. 제품 카테고리를 장악하게 되면 경쟁자들의 공격에 거의 난공불락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카라는 제품 카테고리에서 포르쉐의 위상을 생각해보라. 

- 본문 92p. 中 에서 -

경영자와 마케터의 차이를 언급하면서 자주 나오는 비교사례는 경영자는 성공한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하려다 실패의 길을 걷고 마케터는 오히려 브랜드를 축소하면서 카테고리 내에서의 위상을 강하게 만드는데 초점을 둔다는 점이다. 

 

한 때 잘나갔던 포드, 새턴 같은 자동차는 이제 그 단어를 떠올렸을때 어떠한 확고한 이미지가 없는 두리뭉실한 브랜드가 되어버렸다. 반면에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하면 그냥 고급이라는 이미지가 확 떠오른다. 이 브랜드가 잘나간다고 컴팩트카나 트럭 같은 다른 분야까지 밀어붙이는 순간 브랜드 이미지가 혼탁해지면서 실패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삼성의 경우는 어떨까. 어떻게 보면 제품 라인업을 통해 확장하는 잘못된 길을 가는 듯 하지만, 그 행위는 철저하게 카테고리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갤럭시, 갤럭시 노트, 갤럭시탭은 전부 스마트폰-타블렛의 범주 내에서 공격적 행보를 펼치고 있다. 갤럭시 TV, 갤럭시 에어콘 뭐 이런식으로 가면 갤럭시가 그동안 소비자의 마음속에 쌓아온 스마트의 이미지가 희석되면서 애매한 제품이 되어버릴 것이다.


라이벌인 애플의 아이팟, 아이폰은 설명이 필요없는 대표적 사례이다. 초창기에는 아예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만들어내면서 장악을 했기 때문에 아이폰=스마트폰 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며 소비자 마음속에 철옹성 같은 이미지의 장벽을 강려크하게 쌓아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래서 아이패드나 아이패드 미니같은 애플의 라인업 확장은 카테고리 내에서 이루어지는데도 왠지 아이폰 단일이었을 때의 독보적인 강력함이 조금 씻기는 느낌이 든다.


그러고보면 삼성의 확장전략은 정말 영리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 애플에 의해 크게 형성된 스마프톤 카테고리를 잠식하면서 그 속에 선을 그어서 카테고리를 자꾸 나누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전방위적인 제품 라인업 대응으로 승부를 걸면 상대방은 응하지 않을수가 없다. 




ⓒ derekGavey


두 번째 소름

 

경영 분야는 '최초의 제품'이 되려고 노력한다.

마케팅 분야는 '최초의 브랜드'가 되려고 노력한다. 

- 본문 113p. 中 에서 -

아이폰의 성공 이전에는 아이팟이 있다. 하지만 아이팟이 나오기 1년도 더 전에 이미 하드형 플래쉬형 MP3는 미국 시장에 출시가 되었었다. 싱가폴의 어느 전자업체가 출시한 이 제품은 오히려 아이팟보다 성능이 좋았지만 길고 와닿지 않는 이름과 여러 전자제품에 동일브랜드를 사용하며 사업확장, 초점이 없는 제품정책 등으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결국 최초의 제품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고 최초의 브랜드라는 이미지로 각인이 되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경영자가 분석하는 객관적인 자료들에서 1등을 해봐야 결국 소비자 마음속에서 1등을 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시장에 빨리 출시하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많은 CEO들이 고민해봐야 할만한 부분이다.

 

이 책에는 아이팟의 성공에 대해서 언급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 레인콤의 아이리버가 미국에서 그렇게 잘나간 비결과 또한 금새 무너진 이유도 다뤄져 있으면 좋았을 뻔 했다. 역시나 최초가 아니었지만 131번째로 미국내 MP3 진출한 업체였던 레인콤은 단숨에 애플의 아이팟과 호각을 다투는 굉장한 기업이었다. 


지금이야 상상이 안가겠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MP3 플레이어라는 카테고리에서 아이리버의 입지는 대단했다. 프리즘 형태로 생긴 128MB / 256MB 용량의 MP3들을 주머니 튀어나오게 너도나도 넣고 다닌 시절이 있었다. 그랬는데 잘나갔던 레인콤의 몰락과정 역시 첫 번째 소름에서 말한 사업 다각화 무리수와 비슷하다. 최근에는 칫솔 살균기와, 퍼즐탑재 USB를 출시했다고 한다. (ㅋㅋㅋ) 볼만한 재밌는 포스팅을 첨부하니 참고하면 좋을듯.

 

아이리버 신화에 대한 글 : http://blog.naver.com/ureevory/120002425975

아이리버 몰락에 대한 글 : http://mnogatext.egloos.com/850783

 

 

 

 

덧붙이면 카테고리가 바뀌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는 과감히 브랜드를 버리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 폴라로이드는 카테고리를 옮겨타지 못하고 버티다가 몰락한 경우고, 코닥은 카테고리를 갈아타는데 브랜드를 가지고 갔다가 실패한 사례다.

 

 

 

 

 

ⓒ mozzercork

 

세 번째 소름


소비자의 마음을 처음으로 차지하는 전략에 버금가는 전략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 본문 116p. 中 에서 -

이 챕터가 이 책의 정수 부분이 담긴 부분이라 몇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 또한번 소름이 좌악 돋았다. 요즘들어 유명해진 에너지드링크 중에 레드불이라는 것이 있다. 레드불의 초반 매출 성장세와 시장규모를 보고 다른 업체들은 비웃으며 무시했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고 장악해서 어마어마한 판매를 하는 브랜드가 되어있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격으로 너도 나도 비슷한 것들을 출시하지만 때는 늦었다. 한번 1위를 굳히면 여간해서는 따라가기가 굉장히 어렵다. 

 

비슷한 것으로 평소에 즐겨 마시는 여명808 이라는 숙취해소 음료가 있다. (....) 이런게 있다는 줄 대학교 선배에게 입소문을 통해 들었지만 한번 가지게 된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매우 오래 지속된다. 이후에 컨디션같은 아류작들이 연이어 나왔지만 먹던걸 집게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알 리스는 강조한다. 브랜드를 키우는 쪽과 사업을 키우는 쪽의 기로에 서게 되면 브랜드를 우선시해야 되는 것이 언제나 옳은 결정이라고. 하지만 많은 경영자들은 단기적 이익에 대한 욕심에 사업을 키우는 쪽을 선택하게 되고 실패를 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실패한 후에 원인분석을 할때 실행력이 부족했다던지 시기가 안좋았다던지 엉뚱한 맥을 짚는 점이다. 

 

스티브 잡스가 없는 최근의 애플을 보면 왠지 그런 삘이 난다. 마치 영업사원처럼 호소하며 손에 든 아이폰을 무턱대고 강조해왔던 그와 달리, 삼성의 전략에 휘둘리면서 답이 없는 싸움판으로 끌려가고 있다. 이러다 TV를 비롯한 다양한 전자제품 카테고리로 확장하는 순간 급격한 몰락의 길을 걷겠지.

 

이 책에서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실제 제품의 수준보다 소비자에게 어떻게 인식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인데, 아주 예외적인 사례로 구글이 있다. 구글은 그야말로 검색기술에만 올인해서 뚝심있게 밀어붙여서 검색=구글링 으로 말뚝을 박아버린 케이스다. 좋은 제품이 소비자의 마음을 더 얻는 좋은 사례로, 모든 사업이 이렇게만 된다면 경영자 입장에서는 참 편할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밤에 먹는 사과가 왜 독일까?' 라는 광고 하나로 다음에서 네이버로 주도권이 넘어가곤 하지. (물론 한메일 유료화의 BIG 무리수도 있었지만)

 







ⓒ Mercy Health



네 번째 소름

 

환자를 치료하면서 즉석에서 병이 낫기를 바라는 의사가 있는가?

- 본문 134p. 中 에서 -

경영자들의 문제점을 잘 지적한 말이다.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단기계약 식으로 임명되는 CEO들이다보니 분기별 성과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당장 가시적 output이 나오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많다. (뭐 서브프라임 사태 먹튀새끼들도 비슷한 경우들이지)


위에서 말했던 레드불의 매출은 1987년에 50만유로, 그 이후 1년단위로 160만, 280만, 520만, 1160만으로 상승했다. 사실 이것도 %로 봤을때는 급성장이지만 전체 시장의 파이를 먹겠다는 경영자의 마음에서는 답답한 수준일 것이다. 게다가 세계적 음료가 되서 우리나라 같은데에 잘 알려진건 2010년 이후이지 않은가. 


미국식 단타치기 기업운용의 행태를 보여주는 국내 대기업들이 체질개선을 위해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독일의 제약회사 같은 곳을 보면 어떤가. 신약개발 10년 20년씩 해가지고 100년을 팔아먹을 기세다. 10년 R&D해야 이익이 나오는 사업에 따라붙을 경쟁자는 중국짝퉁 빼고는 아예 없을 것이다. 뭐 말은 쉽지만 요즘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견제도 심하고 위험부담도 큰 장기적 투자를 선뜻 하기는 어렵겠지. 





마지막으로 이 책을 보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공략하는 접점에 있는 기업들은 그렇다치고, 부품 제조업이나 B2B로 영업하는 회사들은 마케팅 관점에서 어떤 철학을 가져야 하는걸까 참 궁금하다. B2B에서의 마케팅을 보면 실상 영업이나 별반 다를바가 없다. 자료 소개하고 문의사항 회신하고... 


기업을 상대로는 소비자처럼 감성적인 공략이 어려우니 차라리 경영자 마인드로 접근하는게 나은건지?? 좀더 생각해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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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부족한 글솜씨로 쓰다보니 분량만 길어지고 내용 알맹이는 사라지는 느낌이다. 차라리 알 리스 인터뷰 기사에 그의 마케팅 철학을 좀 더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는 내용이 있어서 링크.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6/25/2010062501543.html

 




2013.07.1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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