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왜 결국 삼성전자인가

category DAILY LIFE/BOOK 2014.06.22 00:06
왜 결국 삼성전자인가
국내도서
저자 : 김병완
출판 : 브레인스토어 2013.01.18
상세보기

▲링크 클릭시 인터파크도서 구매페이지로 이동



아.. 장염과 함께 찾아온 몸살기때매 키보드에 닿는 손가락의 뼈마디 사이사이로 바람이 들어오는 듯 하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이다. 삼성전자에서 10년넘게 근무한 이력이 있는 저자가, '무언가'에 이끌리듯 회사를 그만두고 도서관에서 9000권/3년 책을 읽은뒤 작가로 전향했다고 한다. 

 

언젠가 서점에서 제목을 본 적이 있는 [40대 다시 한 번 공부에 미쳐라] 를 집필하기도 했고, 그밖에도 몇 권의 저서가 있는데 인문서적류이다. 인문서적이라고 하는게 맞나? 정확히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자기계발류의 서적... 내가 이런 책을 싫어해서 안읽히는건지, 안읽히게 써놨으니까 싫어하는 건지 모르겠다.

 

 

 

 

 

 vortistic님이 일부 권리를 보유함

 

 

 

 

 

 

 

반복되는 구절, 칸채우기??

 

예를 들면 이렇다. 삼성전자의 언제 판매량이 얼마에 불과했지만 3년후인 언제에는 몇십배나 되는 얼마를 판매하는 기적을 낳았다. 요 내용이 4줄에 걸쳐 한 문단이 있는데, 바로 밑에 '시장조사기관 어디에 의하면~' 하고 방금 말한 수치가 3줄에 걸쳐 또 설명으로 나온다. 그리고 밑에는 그 시장조사기관에서 가져온 도표가 삽입되어 있다. 진짜 뭐임 ...

 

그런 식으로 중복되는 내용들을 모두 빼면 230여 쪽의 책 분량이 상당부분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와닿지 않는 통계 제시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은 무슨 기대를 하고 볼까. 아이폰으로 난공불락의 요새를 지은 듯 했던 애플에 맞서 불과 몇 년 새에 대항마급 이상으로 따라잡으며 선전하는 삼성전자의 비결은 무엇인지, (조직문화? 인재투자? R&D우선?) 이제와서 애플이 구차한 '네모난 형태 니네 베꼈음 고소' 따위의 특허 소송을 하게 벼랑까지 몰아간 그 저력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또 만년 2등으로 Fast Follower의 인식을 받다가 First Mover로 발돋움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던 과정은?


이런걸 알고 싶어서 책을 들었는데 언제는 애플/노키아보다 얼마 수준밖에 안됐는데 지금은 무려 얼마수준으로 앞질렀다 같은 통계적 사실만 너무 보고 또 보여준다. 나중에는 심지어 갤럭시 제품의 상세스펙 언급까지 나온다고! 결론적으로 이 책을 읽고나서 아 삼성의 힘이 이거구나 하고 머리에 박히는 알맹이가 없었다.


맨 마지막 장에 다다라서야 삼성의 비결은 세계 최강의 스피드 조직, 혁신 조직, 열심히 일하고 보상받는다는 스마트 하드워킹 같은 몇 가지를 언급하는데 딱히 회사 다니는 입장에서 너무 뻔한 소리이고 오히려 인터넷에서 대기업 CEO와의 인터뷰 기사에 조직문화 비결이 더 읽을거리가 많겠다 싶다.






 Ediel Lima님이 일부 권리를 보유함

 

 



왜 자꾸 갤럭시S를 들먹이는지


이쯤되니 저자가 정말 삼성이 애플을 이기는 저력의 비결에 대해 그 정수를 알고 있을지 의문이 갔다. 이 책의 초판인쇄는 2013년 1월인데 제목부터 내용까지 갤럭시S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다. 갤럭시S 써보셨나 모르겠다. 아이폰의 대항마라지만 아이폰3GS 쓰다가 갤럭시S로 갈아탄 나는 조작을 하다가 버벅댈 때마다 복장터진적이 많다.


갤럭시 S2에서 비로소 세계적으로 빛을 발했고, 개인적으로는 지금 쓰고 있는 갤럭시 노트2 정도 되니까 이제 스마트폰 답구나 이런저런 기능 받아서 쓸만하네 싶다. (아이폰 제끼고 선택을 단언할 수 있을 정도?) 아이폰 특유 OS에 적응해야되는 것보다 윈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점점 안드로이드가 편리해질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아이폰 악명높은 리퍼방식 A/S 해본 입장에서는 진짜 그 시스템은 개나줘버려라고 말하고 싶었고.


또 한가지, 애플의 아이폰이 성공신화라고 말하는데 그 이전에 아이팟 터치가 대박이고 아이폰은 전화만 추가해서 예견된 성공이었던거 아닌가? '와이파이 기능을 이용해서 프로그램을 다운받고 온라인으로 노래듣거나 네트워크 게임을 할 수가 있어' 이 말을 들었을때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 들었던 걸 생각해본다면 말이다. 그 이전에도 비슷한 컨셉으로 시도한 경쟁사가 있을테지만 애플이 말뚝을 박은 비결은 물론 희대의 영업사원 스티브 잡스의 궁극기(E) 프레젠테이션 시전 덕분이겠지. 갤럭시S 뿐 아니라 아이폰의 성공을 먼저 언급하는 부분에서도 뭔가 핀트가 안맞는다.






 Yutaka Tsutano님이 일부 권리를 보유함




정말 비결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 내가 이 책의 갤럭시S 판매량 수치에 근거한 성공신화 반복 전달이 수긍이 갈까 안갈까. 더구나 저자분이 삼성에서 갤럭시S를 직접 개발한 멤버도 아니고 그 이전에 퇴사한 이력이라 갤럭시A 이후 갤럭시S 까지 두 달밖에 걸리지 않았던 것은 통상적인 프로세스가 아니라 여러개의 팀이 동시다발적으로 집에도 안가고 노력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추측성 내용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거 아닌가. 


말하고 보니 오히려 지금 승승장구하는 무선사업부에 계속 계셨으면 승진의 기회도 넓고 연봉과 성과금도 빵빵하게 받으면서 다닐텐데 아쉬워할수도 있겠다 싶다.


아무튼 11년 해당 사업부에 있었다고 갤럭시S 성공비결에 대한 삼성 조직문화로 책을 낼 수 있다는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대기업의 조직문화는 자기가 근무한 부서가 아니면 이렇다 저렇다 왈가왈부 할 수 없다. 철저한 분업화되어있기 때문에 기획, 개발, 품질, 양산, 구매, 마케팅 등 온갖 부서가 각자 자리에서 책임제로 일하는 것이다. (지난번 쓴 관련글 참조 http://seyez.blog.me/20185376403)





 samsungtomorrow님이 일부 권리를 보유함

 

 

 



내가 생각한 삼성의 비결은


책을 읽고 얻은게 없어서 내가 직접 생각해보았다. 대기업 조직문화의 선두에 위치하는 삼성의 특징은 크게 <시스템, 스피드, 책임제> 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렇겠지만 삼성이 특별하게 '규모'를 꾸려나가는데 필요한 노하우가 잘 축적되어 있을거라는 말이다.


시스템이라는 것은 두가지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업무 인프라 개념에서의 시스템이다. 요즘 왠만한 대기업에는 다 사내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삼성은 정말 철저하게 필요한 모든 업무에 대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그것을 통해 일을 진행한다. 또한 그 시스템은 계속적으로 불합리가 개선되고 기능이 추가되어 생명체처럼 진화한다. 지인에게 얘기를 들어보면 너무 시스템이 많아서 오히려 업무가 가중되는 부분도 있을 지경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만큼 매뉴얼만 숙지하면 누구나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


그러한 완벽에 가까운 사내망을 바탕으로 회사의 조직 자체도 하나의 커다란 시스템을 이룬다. 완벽하게 분리된 부서간 업무 역할을 바탕으로 모든 프로세스가 수행이 되며, 유기체처럼 시스템에 의해 굴러가기 때문에 누구 하나 빠진다고 일 안돌아가거나 회사가 문닫는 일은 절대로 없다. → 바로 이게 시스템화하는 이유이다.


스피드야 뭐 굳이 말할필요는 없을거 같고, 그냥 뭐 다른회사보다 촉박하지만 초HARD 하게 일하면 달성 가능한 일정을 수립하고 몰두하면 되겠지. 그리고 그 일정이 진행되는 동안 부서간 역할은 모두 책임하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리하면<촉박한 일정내에 갖춰진 시스템 하에서 마구쪼는 책임있는 업무진행> 이 되겠다. 







 madhavaji님이 일부 권리를 보유함

 

 

 




인터넷 서치 그 이상의 알맹이가 아쉬웠던 책


그 밖에도 스피드면에서 Top-Down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루어진다던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타를 빨리 확보하라고 업무를 쫀다) 몇 가지가 더 있겠지만... 이 정도가 대개 국내 대부분 대기업의 조직문화이고 특히나 삼성이 강점으로 승화한 부분이다. 이거 가지고 애플한테 이긴 비결이라고 하면 납득이 안될거 아닌가. 그래서 그 이상의 특별한 장점이라던지 갤럭시 개발비화 같은게 들어가야 되는데 그런게 없어서 아쉬운 책이었다. 하다못해 예전 인맥으로 임원 인터뷰라도 해보시지 그러셨어요...


개인적으로는 삼성이 애플을 이기는 비결보다는 '스티브 잡스에 의해서 반짝만 빛났던 애플' 이라는 주제로 다뤄야 맞을 것이다. 삼성이 오히려 '마케터'의 기질을 발휘해서 탭, 노트같은 차별화 전략을 꾸준히 시도했고 애플은 이제 그저 라인업만 늘려나가는 '경영자' 스타일의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아 오래전에 재미로 썼던 아이폰네소스 전쟁 다시 이어보고 싶어지네.






아오 벌써 시간이 이렇게. 얼릉 자야지 회사 아침밥 끊기기 전에 가서 죽먹어야됨



2013.08.13 작성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